“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한 철학자가 있다면, 그에 맞서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한 철학자가 있습니다. 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은 혼자가 아니라, 항상 타자 앞에 서 있는 존재라고. 레비나스에게 중요한 것은 ‘나’가 아니라 ‘타자’였습니다. 우리는 철학을 배울 때 주로 ‘나는 누구인가?’를 묻습니다. 하지만 레비나스는 질문을 바꿉니다. “나는 타자에게 어떤 존재인가?” 타자의 얼굴 레비나스 철학의 핵심 개념은 ‘얼굴(face)’입니다. 여기서 얼굴은 단순한 외모가 아닙니다. 나를 향해 말을 걸어오는 존재의 취약성과 고유함을 의미합니다. 타자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완전히 자유로운 존재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얼굴은 나에게 침묵 속에서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해치지 말라.” “나를 존중하라.” “나를 책임져라.” 레비나스는 이것을 ‘윤리의 시작’이라고 말